생명공학 기술의 전망
생명 현상 자체에 포커스를 둔 생명과학과는 달리, 생명공학이란 학문은 생명체의 유전자, 생장 번식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에 초점을 둔다. 유전학 자체는 찰스 다윈과 멘델의 시대부터 있어왔지만, 본격적인 유전공학의 시대가 열린 것은 2003년 인간의 전체 유전자 서열인 게놈 해독이 완료된 이후부터이다. 유전공학과 4차 산업혁명은 큰 연관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대량으로 생산되는 생물학적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학문인 생물정보학의 발전에 따라 유전공학의 급속한 발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보면 생명 공학, 특히 유전공학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가위를 통해 세포나 생명체의 유전자를 원하는 서열로 바꾸는 기술이 실제로 쓰이고 있다. 유전체의 게놈에서 제한 효소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편집하여 더하거나 빼거나 대체하는 것이다. 미리 특정하게 조작된 효소가 유전자에서 특정한 DNA 구간을 절단한 후 유전자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원하는 형질을 지닌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는 인간에 대한 유전자 DNA편집은 윤리적인 문제가 크다. 그래서 극도로 제한된 환경에서만 연구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장기나 인슐린과 같은 약품 개발을 위해 돼지나 쥐 등에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괄목할만한 성과도 보이고 있다.
병을 미리 진단하는 기술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를 예측의학이라고 하는데, 개인에 대한 환경적 유전적 검사를 통해 발병 확률이 높은 주요 질환에 걸릴 확률을 추정하고,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는 기술이다. 자신의 DNA를 기록한 칩을 지니고 다니면서, 유전칩을 읽을 수 있는 게놈 분석기가 보급되며, 잘못된 유전자를 고치는 유전자 치료가 보편화되는 미래가 실현된다면 질병 치료에 패러다임 변화에 획기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유전자 검사를 사용하면 질병이 존재하기도 전에 수십 년 후의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으며 태아가 질병을 발병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도 측정할 수 있다. 유방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중에는 BRCA1. 2라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들은 항암 유전자로서 기능한다. 그런데 두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난소암과 유방암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가족 중에 여러 명이 난소암이나 유방암 환자가 발생했다면 BRCA1. 2에 문제가 있음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인 안젤리나 졸리는 검사 결과 BRCA1. 2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게다가 모계의 친척들이 유방암에 걸린 가족력도 있었다. 그래서 유방 절제술을 택하였고 유전자 검사 기술과 예방의학이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다. 조기 유방 절제술은 사전에 유방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90%의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이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에 100% 암이 예방되지는 않는다. 유전자 검사의 위험성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상 유전자가 없더라도 악성 종양에 걸릴 확률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질병은 수많은 후천적 요인과 선천적 요인을 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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